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질병인가? 그렇지 않은가?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낯선 용어고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ADHD가 최근에는 자주 등장하는데 아동 ADHD뿐만 아니라 성인 ADHD도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진단 기법이 더욱 전문화되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에 자주 나오는 묻지 마 폭행이라던지 비사회적 행동의 원인으로 ADHD도 거론되고 있다. 과연 ADHD는 질병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 원인은 무엇이고 ADHD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아보자.

ADHD는 질병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질병이다. 단, 어느 관점에서 보냐가 중요하다.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질병으로 정의한다. ADHD는 정상적인 두뇌 발달이 지연되어 발생한다고 알려진다. 특히, 주의력, 집중력, 충동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 발달이 지연된다. 그래서 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뇌기질적 문제로 보는 것이 주류 의학계의 견해이다.

사회학적 그리고 진화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ADHD는 질병이 아니다. 원시 수렵/채집 사회를 상상해 보라. 그 시대는 오늘날처럼 전문화, 세분화되고 복잡한 사회가 아니다. 오로지 생존이 목적인 사회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위험에서 벗어나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오늘 딸기를 따러 가다가도 지나가는 사슴을 보면 사냥을 해야 한다. 딸기를 딴다는 계획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즉, 정형화된 삶의 방식이 아니었다.

또한 주위의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주변 자극에 잘 반응해서 산만한 것이 ADHD의 특징이다. ADHD는 원시사회에서 생존에 유리했기에 리더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ADHD가 생존에 불리했다면 진화과정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리더는 소수이기에 ADHD 특성을 소유한 사람들도 다수가 아닌 소수였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ADHD

현대사회에서 ADHD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ADHD는 실행부족과 충동억제로 음주운전, 이혼, 잦은 실직, 사회적 부적응, 감정조절 실패 등을 보이고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개인적 피해도 유발하지만 사회적 피해도 유발한다.

하지만 ADHD가 현대사회에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다. ADHD의 특징인 관심 분야에 과몰입과 여과하지 않는 호기심은 산만함으로 비추기도 하지만 엄청난 창의력을 보이기도 한다. 창의성은 기존의 틀을 깨고 논리적 사고를 벗어날 때 가능하다. 기존 사회의 규범과 구조에 순응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순응적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이들은 새로운 것을 찾을 가능성을 높인다.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 그리고 전문가들이 실제로 ADHD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ADHD를 단순히 질병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 교수, 스포츠선수, 예능인,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내는 사람들이 ADHD를 겪고 있다. 올림픽 수영에서만 금메달을 23개 딴 미국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퍼스는 ADHD를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20세기 최고의 천재중 한 명인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ADHD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학창 시절 읽기와 쓰기가 느려서 힘들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도 ADHD라고 한다.

ADHD의 원인

ADHD는 두뇌발달의 지연으로 인한 문제로 규정하는데, 그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는 유전적 영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다. 그리고 환경적 영향도 ADHD에 기여한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ADHD 발병률

아동과 성인 ADHD의 유병률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다. ADHD의 증가 추세를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바라볼 수 있다. 우선, 유전적으로 ADHD를 가지고 있어도 과거에는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이 ADHD를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복잡하고 엄청난 정보가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개인들은 일정한 스케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장받는다. 이 속에서 계획/집행 능력이 부족한 ADHD는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환경이 ADHD를 문제의 영역으로 몰아간다.

뇌/신경의학과 진단 기술의 발달로 ADHD 진단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ADHD 증가 추세의 원인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ADHD 유전성을 가지고 있어도 발현되지 않고 살 수 있는데,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독성과 스트레스가 ADHD의 발현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

ADHD는 개인의 삶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고 공동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의료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과몰입과 넘치는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사용했을 때 우리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많은 전문가, 유명인이 ADHD이지만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창의성을 내뿜고 있다.

사회진화적으로 봤을 때 ADHD는 질병이 아니라 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다양성 확보의 한 일환이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뇌발달의 다양한 형태중 하나가 ADHD라는 새로운 시각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