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정도로 적게 먹는데 살이 잘 빠지지도 않고, 조금 더 먹는다 싶은데 체중계는 플러스로 변한다. 답답하기도 하고 어쩌면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적게 먹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칼로리 섭취 양이 소모하는 양보다 많으면 살이 찐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 말 속에서 우리의 오해가 시작된다. 이 말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우리 몸이 살 찌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뱃살 이미지

체중이 늘고 줄어드는 원리를 더 폭넓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기능과 인슐린 저항성을 보면 된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전통적인 칼로리 계산에서 벗어난 체중 증가 설명 관점

칼로리보다 더 우리 체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간단히 말해 고 탄수화물 식단과 설탕, 액상과당을 포함한 단 음식인다. 현대인들이 먹는 거의 모든 음식은 당이 들어가고 가공된 식품이다. 가공식품 제조 공정에서의 화학처리 그리고 설탕에서도 특히 과당은 우리 간에는 독과 같은 물질이다. 우리 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해독 작용이다. 우리 몸으로 들어온 알코올과 모든 독소는 간에서 해독된다. 그런데 설탕의 과당은 우리 몸 어디에서도 흡수 처리되지 못하고 오로지 간에서만 처리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간은 알코올과 과당을 똑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처리한다는 것이다. 소아 지방간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바로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다.

밥, 국수, 라면, 파스타, 빵, 쿠키, 떡, 피자, 튀김음식, 떡볶이 등 이 모든 것은 탄수화물 덩어리다. 우리는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흡수한다. 탄수화물은 당 집합체이다. 탄수화물에 중독되면 계속 단 음식 또는 빵이 당기는 이유다.

오랜 기간 고 탄수화물과 당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대사 메커니즘이 망가져 버린다. 포도당이 혈액 속에 증가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포도당을 각 세포로 보내고 남는 포도당은 간에서 일부는 글리코겐 그리고 나머지는 중성지방으로 변해 간이나 다른 내장기관으로 내보내진다.

하지만 탄수화물이나 설탕에 들어있는 과당은 간에서 알코올과 똑같이 처리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과당은 간에서만 처리되는데 간은 과당도 알코올처럼 우리 몸에 독소로 인식하고 해독 작용을 한다. 이 과당이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많이 들어오면 간이 지쳐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이 당을 지방으로 합성해서 일부는 간에 그리고 나머지는 내장으로 보낸다. 간에 지방이 계속 쌓이면 지방간이 되고 내장으로 보내지면 내장 지방이 된다. 비유를 들자면 현대인의 음식에는 당 성분이 과도하게 많은데, 이런 음식을 즐겨 먹으면 당이 홍수처럼 밀려와서 간이 처리를 하지 못하고 바로 지방으로 변환해서 간이나 내장으로 보내버린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 섭취로 실험을 했다. 햄버거와 감자칩 그리고 탄산음료 중 어느 것이 지방간에 더욱 안 좋은 지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고지방, 고칼로리의 햄버거가 아닌 탄산음료가 지방간의 숨은 범인이었던 것이다. 탄산음료 안의 액상과당!

지방간이 증가하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간염, 간경화 그리고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몸의 체지방이 아니라 지방간 유무가 당뇨나 만성질환에 더욱 관계가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간의 기능 중 하나는 췌장의 인슐린과 함께 혈중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것인데, 간 기능 저하로 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췌장은 과부하로 인슐린 분비에 더욱 문제를 발생시킨다.

또한, 고 탄수화물이나 설탕을 자주 그리고 많이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해서 세포들의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진다. 쉽게 말해 세포들이 인슐린에 내성을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다. 그러면 인슐린 분비가 몇 배나 증가하게 되고 이는 체지방 분해를 막아 체지방이 빠지지도 않고 계속 쌓이는 악순환을 낳는다.

결론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하나는 분명히 고 탄수화물 비중의 음식과 설탕, 액상과당의 섭취이다. 과도한 당은 간에 무리를 주고 바로 지방으로 변환해 계속 쌓이게 된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빠지지 않는 몸이 된다. 음식의 양이 아닌 종류가 우리 몸 대사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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