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졸리고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면 뇌는 영양부족 상태다

지금은 음식 풍요의 시대다. 불과 30~40년 전과 비교해도 과체중, 비만인구는 급격히 증가해 있다. 한편에서는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특히, 기름지고 당이 많이 포함된 달콤한 음식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다이어트 제품들이 우리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분명 음식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라면 믿겠는가? 사실이다. 저혈당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자주 피곤하고 졸리고, 심지어 우울하고 쉽게 짜증이 난다. 이것들은 전형적인 저혈당의 증상들이다.

음식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우리는 왜 영양부족 상태를 겪고 뇌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서 피곤한가?

음식 풍요의 시대를 견인한 것들

인류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기아와 굶주림에 시달렸다. 또는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음식으로 살아왔다. 극단의 기아상태가 아니라면 음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인간은 피곤하고 졸린 상태로 있을 수 없었다. 몸은 생존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뇌는 집중 상태를 유지해야 음식을 찾거나 사냥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대량생산과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가공식품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는 인류를 기아와 굶주림에서 해방시켰다. 또한 직접 음식을 키우고 요리하는 일에서도 해방시켜 다른 생산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20세기 이후 인류의 빠른 발전에는 분명 음식의 대량생산과 가공이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동시에 큰 부작용을 동반했다. 우리 몸을 생각하는 영양가 있는 음식은 설 자리를 점차 잃고,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들만 넘쳐나게 되었다. 사람들이 더 크고, 더 이쁘고, 더 단맛을 내는 음식을 찾으니 기업들은 더욱 이러한 음식만을 만들어 낸다. 기업 이윤을 보장하는 것은 더 달고, 더 고소하고, 더 기름진 음식이기에 식품산업은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 결과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 대부분이 당으로 넘쳐난다.

음식을 많이 먹어도 영양부족 상태인 이유

생존과 정상적인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적당량의 음식이 마련된다면 이제는 얼마나 많이 먹냐가 아니라 무엇을 먹냐가 더 큰 고민거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당(탄수화물) 중독 상태가 일어난다. 편중된 영양소의 음식이 우리 식단을 장악하고 계속 차고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당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하다. 포도당은 우리가 바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특히, 뇌에 포도당은 에너지원으로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포도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현대인의 식단은 탄수화물과 당질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 속 포도당이 급증한다. 그러면 이 포도당을 각 세포로 운반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다량의 인슐린이 혈액 속 포도당을 운반하면 당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올라갔다 떨어질 때 아찔한 기분을 기억한다면 혈당이 갑자기 떨어질 때 몸이 어떻게 느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혈당 스파이크

급격한 혈당 하락은 정상치 혈당보다 실제로 더 떨어지고 몸은 혈당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정작 사용할 수 있는 포도당이 부족한 현상이 생긴다. 그러면 뇌는 정상적인 활동을 멈춘다. 그래서 머리가 멍해지거나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뇌는 포도당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생존 모드로 바꾸어 혈당치를 높이려 한다. 그러면 신경전달물질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짜증, 불안감 등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몸이 균형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회복하려고 한다. 단 음식을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당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과 쾌락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이 증가한다. 그래서 잠시 기분이 좋아지지만 당분이 들어오면 몸은 혈당 롤러코스터를 타서 이러한 감정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영양소별 혈당 변화

따라서 당위주의 식단보다는 단백질과 지방을 고루 섞은 음식을 섭취해야 풍요로운 음식 속에서 영양부족을 피할 수 있다. 단순당(포도당)과 탄수화물은 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반면 단백질과 지방은 그러지 않는다. 단백질과 지방은 혈중 당을 서서히 올리고 오래 지속시켜 식후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키고 뇌에 포도당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당질의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우리 뇌는 영양결핍에 빠진다. 포도당이 뇌에서 주요 에너지원이지만 단백질과 지방은 뇌세포를 구성하는 물질이다. 또한 단백질의 아미노산은 신경전달물질인 호르몬 생성에 사용된다. 당질 위주의 식사는 당 롤러코스터를 만들어내면서 호르몬 생성에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