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자주 하고 또 자주 듣는다. 첫눈에 반한다고 할 때 우리는 시각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시각 못지않게 후각도 짝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한다. 유혹의 도구로 시각이 아닌 후각, 즉 향을 이용한다. 암컷들은 냄새를 풍겨 자신이 교미 시기가 되었음을 알리고 이에 수컷들이 반응한다. 누에나방의 암컷이 페로몬을 분비하면 수 km 밖에서도 수컷 나방들이 이 냄새를 맡고 모여든다.
우리 인간에게도 냄새는 유혹의 도구로 사용된다. 옛날 조선 시대 인기가 많은 기생을 ‘사향년’ 이라 불렀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배꼽 부근의 향낭에서 추출하는 향이다.
이성을 자극하는 페로몬 향
일반적으로 이성을 유혹하는 물질로 알려진 페로몬은 독일 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에 의해 발견되었다. 하지만 페로몬이라는 이름은 그보다 더 뒤에 불리게 되었다. 페로몬은 그리스어로 운반하다는 뜻의 ‘pherein’ 과 흥분시키다는 뜻의 ‘hormon’ 의 합성어이다.
페로몬은 이성을 유혹하는데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동물, 곤충 세계에서 페로몬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개미들은 페로몬을 땅에 뿌리는데, 이 페로몬 냄새를 따라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동료 개미들에게 먹이가 어디 있는지 알릴 때도 페로몬을 이용해 안내한다. 꿀벌 세계에서는 여왕벌이 페로몬을 분비해 다른 암컷 벌들을 일벌로 만든다. 페로몬 냄새로 다른 암컷 벌은 난소가 발달하지 못해 알을 낳지 못한다.
동물 세계에서처럼 인간도 페로몬에 반응을 하는가? 아쉽게도 인간에게 페로몬 물질이 있다는 과학적 보고는 아직 없다. 따라서 이성을 유혹한다는 페로몬 향수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을 설레게 하는 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향을 맡고 고개를 돌리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실제 삶에서도 낯선 이로부터 설레게 하는 향을 맡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한 향이 이성을 자극하는지 아직 확실하게 나온 것은 없다. 다양한 향수 중에서 자기만의 향수를 찾으면 된다. 향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신의 내적 만족을 위한 것도 있고, 이성에게 어필하거나 대인 관계에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원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향수 이용의 내적, 외적 이유를 잘 절충하는 것이 자기 만의 향수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만의 향수 찾기
나만의 향수를 찾기 위해서 향수의 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향은 발향 순서에 따라 탑노트 top note, 미들노트 middle note, 베이스노트 base note 로 나누어 진다. 탑노트는 향수를 뿌렸을 때 가장 먼저 나는 향으로 향수의 첫인상을 결정하지만 지속 시간이 짧다. 다른 사람들이 나로부터 맡는 향은 미드노트나 베이스노트이다. 그래서 시향을 할 때 바로 결정을 하면 탑노트만 맡게 되는 것이다. 미들노트와 베이스노트를 맡아보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재방문을 해야 한다.
나만의 향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러 가지 향수를 사용해봐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또한 나에게 맞는 향수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 일 수도 있다. 상황과 기분에 따라 최적의 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향수를 찾을 때는 대중화된 패션브랜드 향수 보다는 가격대는 좀 높지만 니치 향수에서 나에게 최적화된 향수를 찾는 게 좋을듯하다. 니치 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소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향을 찾을 수 있다. 시도해 볼 만한 니치 향수에는 톰포드, 바이레도, 조말론, 딥티크, 프레데릭말 등이 있다. 향수를 고를 때는 시향을 몇차례에 걸쳐 해보는 것이 좋다. 나만의 향수를 찾을 때는 나의 내부 만족감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타인들에게서도 좋은 평을 받아야 한다. 향은 타인에게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를 만족시킬 때 나만을 위한 최적의 향수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