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다이어트를 책임지지 않는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20대 몸무게를 다시 갖게 되자, 몸도 너무 가볍고 머리가 맑아지고 활력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 평생을 운동을 즐기고 했는데, 40대 이후에는 조금씩 체중이 불어나고 이전과는 달리 운동량을 더 늘려도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았다. 나도 이제 나잇살이 붙는 나이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다이어트가 쉽지 않았다. 헬스장을 주 3~4회 가서 근력운동을 열심히 하고 1주일에 3~4회 트랙을 달려서 한 달에 100 킬로미터는 뛰었다. 결과는?

근돼(근육돼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사량도 조절했는데 몸매는 점점 원하는 모습과는 멀어져 갔다. 배가 나오고 스피드가 떨어졌다. 원래 나이가 들면 배가 조금씩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코로나 시기동안 2년 이상 헬스장을 가지 않고 야외에서 달리기만 했다. 생에 처음으로 하프 마라톤도 출전해서 기록도 목표 달성을 했다. 하지만 이 시기 동안 실내 생활이 많아져서인지 체중이 더욱 불어났다.

체중을 줄이려고 운동 강도를 높이니 근육통이 찾아오고 너무 많이 뛰니까 발바닥과 엉덩이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 그래서 오히려 장기간 운동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대안으로 식사량을 많이 줄이니까 체중이 조금은 빠졌지만 그런 패턴을 오래 하지 못하고 몸무게는 금세 제자리로 돌아갔다.

운동

나도 늙었나?라고 생각하며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나 생각했다. 그때 간헐적 단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간헐적 단식은 한 5~6년 전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할 때 언론을 통해 들어보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번엔 체중이 불어난 상태여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고, 간헐적 단식이 무엇인지 더욱 알아보았다.

다이어트 성공의 비밀

간헐적 단식을 공부해 보면 일반적으로 12~18시간 정도의 공복을 가지라고 한다. 이 시간의 공복을 가지는 이유는 우선 장에 들어온 음식물이 모두 소화되고 장이 비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장도 쉬어야 한다. 외부 음식이 공급되지 않으면 몸속에 저장된 에너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한다. 지방이 분해되니 당연히 살이 빠진다.

장뿐만 아니라 간도 휴식을 취하게 된다. 간의 주요 기능이 해독작용인데, 공복 시간 동안 간도 해독할 것이 없으니 휴식을 취한다. 이 공복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면 몸속의 불필요한 것을 모두 청소해서 재활용하는 단계에 이른다. 이 단계가 오토파지(autophagy)이다. 몸속이 청소되니 더 건강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간헐적 단식을 이렇게 설명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식사 사이에 간식을 끊고, 특히 저녁 식사 이후 아침 또는 점심 식사까지 속을 비우는 것이다. 간식과 야식을 포기하라고 하니 다들 어렵게 느낀다. 맞다. 어려울 수 있다. 몸이 탄수화물과 당에 중독되어 있다면 더더욱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방법이 있다.

탄수화물과 당 비율이 높은 식사는 몸의 에너지대사를 망친다. 지방간도 늘어나게 한다. 몸의 에너지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면 공복감이 쉽게 찾아온다. 탄수화물은 혈액 내 당 수치를 급격히 올려 공복감을 더욱 부추긴다. 또한 가공식품을 즐겨 먹으면 “빈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칼로리는 높은데 영양소가 없어서 우리 몸은 필요한 영양소를 계속 찾게 되고 그래서 과다 칼로리로 살이 찌는데도 불구하고 공복감이 찾아든다.

가공식품

나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가공식품을 많이 줄였다. 원래 밤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는 생활을 했는데, 과일과 가공식품 그리고 탄수화물은 줄이고 그 대신 식사 시간에 충분히 먹었다. 이렇게 하자 약 4주 만에 6킬로그램이 빠졌다. 요요? 없다. 살이 빠지고 5주째 몸무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기간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한 것이 아니다. 단지 공복 시간을 가지고 탄수화물, 가공식품을 줄였다.

다이어트의 비밀은 운동이 아니라 음식이었다. 전체적으로 먹는 양은 크게 변화가 없다. 핵심은 공복 시간 갖기와 좋지 않은 음식 줄이기이다. 단기간에 살이 빠지면 얼굴 노화가 찾아오는데, 이 방법은 오히려 반대다. 얼굴이 젊어진다. 살도 빠지지만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피부가 좋아지는 것은 오토파지 때문이다. 세포 재생을 통해 세포가 젊어지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단

체중 감량에 따른 근손실은 전혀 없다. 복부 내장 지방과 얼굴에 있는 피하지방이 가장 먼저 빠진다. 살이 빠지면서 몸도 가벼워 운동 수행 능력도 올라간다. 이 방법이 주는 가장 큰 효과는 체중 감량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의 가장 큰 효과는 몸이 건강해지니까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식사 후 졸린 현상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니 생활에 활력이 증가한다.

수십 년간 깨닫지 못했던 다이어트의 비밀은 운동이 아니었다. 물론 운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운동은 건강한 몸을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몸의 에너지대사를 정상적으로 만들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음식과 공복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이 방해가 될 뿐이다. 공복 시간을 10시간에서 서서히 늘려가고 탄수화물, 설탕, 가공식품도 조금씩 줄여나가면 한 달 후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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