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사과 한 알이 의사를 멀리 한다는 영국 속담이 과연 진실일까? 우리가 비판 없이 진실로 받아들이는 많은 속담이나 격언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다. 항상 들어맞지는 않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이 속담은 협동의 의미를 강조하지만, 사실 간단한 일은 혼자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우리말에도 아침 사과는 금사과, 저녁 사과는 독사과라는 말이 있다. 아침에 먹는 사과가 그만큼 몸에 더 좋다는 의미이다. 과연 그런가? 아침 사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은 사과의 신맛이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늘린다는 것이다. 위염이 있거나 자주 속이 쓰린 사람들은 아침 사과를 피하라고 한다.
이 말도 맞다. 하지만 특히 아침 공복에 사과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아침 공복 사과가 몸에 좋지 않은 이유
과당은 과일에 들어있는 당이다. 설탕이나 포도당과는 달리 과일에 들어있다고 과당을 나쁘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채식 위주의 사람들이나 과일 섭취가 유달리 많은 사람들 중에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과당이 원인일 수 있다.
대표적인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은 우리 몸에서 소화/흡수 과정이 완전히 다르다. 탄수화물 식품은 입안의 침에 있는 아밀레이스로부터 소화가 되고 소장에서 말테이스 등의 소화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 포도당은 소장 벽의 융털을 통해 혈관으로 들어간다. 혈액 속에 포도당이 들어오면 인슐린이 나와서 포도당을 각 세포로 바로 운반한다. 위에서는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소가 분비되지 않는다. 탄수화물 음식은 비교적 소화/흡수가 잘 되고 따라서 포도당은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반면, 과당은 포도당과는 다르다. 우리 몸은 과당을 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과당은 소화관을 거친 후 간으로 바로 간다. 이 과당은 간에서 포도당이나 지방으로 변한다. 그래서 과일을 먹으면 바로 혈당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간에서 포도당으로 변환되거나 지방으로 합성된다. 혈중 포도당이 많으면 바로 지방으로 합성된다.
과당은 간에서만 처리되니까 알코올처럼 많이 섭취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간이 피곤하면 소화 기능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다음으로 과일은 대부분 수분으로 채워진다. 사과는 비타민, 식이섬유, 칼륨, 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지만 80% 이상은 수분이고 10% 이상은 과당과 포도당이다. 이 중에서 과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시 우리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아침 공복에 사과는 과연 좋은가?
수분이 많은 사과는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지 않는다. 아침 공복에 사과를 먹으면 소화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과를 갈아먹거나 주스로 마시는 것은 더욱 나쁠 수 있다. 기계는 원래 용도에 맞게 자주 작동시켜야 고장 없이 잘 돌아간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간에 부담부터 주면서 하루를 시작하니 몸에 좋을 리 없다.
물론 사과의 좋은 성분들이 있지만 아침 공복에 사과를 먹기에는 이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사과는 식후 최소 2시간이 지난 후에 먹는 것이 좋다. 식후에 바로 사과를 먹으면 위에서 바로 부패가 일어나 몸에 독소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아침 공복에 사과는 이제 멀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