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로 시작하는 간헐적 단식, 사실은 노화와 만성 질병을 막는 최고의 방법

어릴 적 동네나 학교에서 살찐 친구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래서 그들은 별명도 다 비슷하고, 놀림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뚱뚱하다고 쉽게 놀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비만 인구가 너무 많아서 과장을 좀 보태자면 비만인 사람이 소수가 아닌 다수로 자리 잡을 지경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운동과 체지방 감량을 약속하는 수많은 약과 식품이 매일 우리의 눈과 귀에 들어온다. 한편으로는 살과의 전쟁을 펼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먹방 유튜브와 세프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더 높다. 두 상반된 세력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물론 음식과 다이어트가 적은 아니며 먹는 즐거움도 우리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어준다. 식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음식을 적대시해서는 안된다.

음식의 양과 종류가 넘쳐 나는 시대에 우리는 음식으로 고통받고 고민한다. 우리 조상들과는 달리 넘쳐나는 음식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칼로리 제한,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과 노력을 쏟아부으며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너무나 간단한 방법으로 살과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면 믿겠는가? 식품과학과 의학 그리고 생리학을 동원해 비만으로 인한 우리 몸의 질병에 맞서고 있는데, 간단히 한 끼, 또는 두 끼를 거르면 비만과 만성 질병이 해결된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너무 간단한 방법이라 믿음이 안 갈 수 있지만 우리 몸의 대사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간헐적 단식이야 말로 건강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헐적 단식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체지방 감소는 간헐적 단식의 한 효과로 보면 된다.

간헐적 단식이 가져오는 엄청난 효과들

간헐적 단식을 간단히 알아보면, 간헐적 단식이란 우리 인류가 진화 발전하면서 현대 인류가 가진 자연스러운 대사 메커니즘에 맞춰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식사 시간 사이에 충분한 공복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최소 12시간 이상의 단식 시간을 가져서 단식으로 인한 놀라운 신체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을 굶는 것과 혼동하면 안 된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면 우리 몸이 이 상태를 기아 상태로 받아들여서 간헐적 단식의 긍정적 효과도 보지 못하고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간헐적 단식의 주의사항은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다.

간헐적 단식이 불러오는 놀라운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인슐린 저항성을 낮춘다. 두 번째로는 자가포식을 활성화시켜 노화를 막고 젊음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이외에도 수많은 긍정적 효과들이 있지만, 우선 이 두 가지 효과에 초점을 두고 보자.

인슐린 저항으로 인한 신체 피해
  1. 인슐린 저항성 완화

음식 섭취 후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이해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시키는 것이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 섭취 후 4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소화/흡수 단계이다. 이 시간 동안은 혈관 속에 포도당이 충분히 많은 상태다. 이때는 혈당 수치가 올라가는데 그러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한다. 인슐린이 혈당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당 수치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그에 맞추어 인슐린 분비도 엄청 올라간다. 우리 몸이 쓰고 남는 포도당은 간에서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의 경우라면 식사 후 4시간과 16시간 사이에는 우리 몸에서 포도당 수치가 떨어지고 인슐린 분비도 줄어든다. 식사 후 4시간이 지나면 음식으로 인한 포도당은 다 쓰고 남은 것은 저장이 완료된 상태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식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식사 시간 사이에 간식과 음료를 계속 섭취하는게 다반사다. 우리 몸이 인슐린 과다분비에 노출되는 것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지방 분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슐린이 자주 그리고 과다분비되면 지방 분해가 어려워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이다. 인슐린 분비가 계속 지속되면 세포가 대사 작용을 일으키는데 방해를 받아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인슐린에 지속 노출되어서 내성이 생기고, 이 내성은 또다시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초래한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 (insulin resistance)이다. 정상적인 양의 인슐린 분비로는 세포들이 반응을 하지 않고 몇 배나 많은 양의 인슐린이 나와야 세포가 반응을 하는 것이다. 인슐린 과다 분비는 대사증후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갑상선 저하, 난소 혹, 암 등 거의 모든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지속적 음식 섭취 ==> 인슐린 과다 분비 ==> 지방 분해 실패와 대사작용 하락 ==> 체중 증가와 각종 대사관련 질환에 노출로 이어진다. 따라서 식사 후 적정한 시간의 단식을 가지면 우리 몸은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시켜 정상적인 물질대사를 실행하고 이는 체중감소와 만성질환 완화와 예방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을 건강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2. 자가포식 활성화

식사 후 4~16시간 사이는 간에 있는 글리코겐에서 포도당을 분해해서 사용한다. 단식 16시간이 지나면 간에 있는 글리코겐이 거의 바닥나서 단백질에서 포도당을 합성하게 된다. 정상적이고 활발한 세포가 아니라 늙고 병든 세포 내에서 손상된 구성 요소를 청소하고 재활용한다. 이러한 작용을 자가포식 (autophagy) 이라고 한다. 자가포식은 늙고 병든 세포를 재활용하고 분리해서 노화를 막고 젊음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일본의 요시노리 오스미 박사가 자가포식의 생물학적 현상을 규명해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 현상은 비교적 최근에 밝혀진 것으로 간헐적 단식을 해야 할 이유를 강력히 제시해 준다.

자가포식으로 인한 근육 감소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족한 칼로리 섭취를 하지 않는 한 근육 손실은 일어나지 않는다. 체내 세포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 성장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자가포식은 세포 재활용이란 의미도 있지만 해로운 단백질을 제거해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방어 메커니즘이다. 세포 청소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암, 당뇨 그리고 치매 같은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올라간다. 이런 가자 포식 작용이 16시간 단식의 효과로 활발해 질 수 있다. 참고로 운동 시에도 자가 포식이 활발해진다.

간헐적 단식이 가져오는 다른 효과

이 외에도 간헐적 단식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는 엄청나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기초 대사량 증가로 더 많은 칼로리가 연소되고, 체중감량과 특히 내장 지방 제거에 도움이 된다.
  •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세포 노화를 예방한다.
  • 염증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활성을 낮추고, 낡고 손상된 세포를 재활용하는 자가포식과 관련된 유전자 활성을 증가시켜 만성 염증을 줄인다.
  • 정신이 맑아지고 시력도 좋아진다. 시력 개선은 인슐린 저항성 감소와 관련이 있다.
  • 성장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서 근육 성장을 촉진시키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 피로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 뇌와 뇌혈관이 깨끗해져서 파킨슨,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지연시킨다.
  • 몸속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줘서 피부가 좋아진다.
  • 집중력과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간헐적 단식은 굶거나 의도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자연스러운 단식 시간을 주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적정한 단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단식을 하더라도 우리 몸은 금방 적응해서 공복감을 쉽게 느끼지 않고 속이 편안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