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미케비치에서 순간을 즐기는 법

유행하는 수영복, 선글라스, 멋진 모자, 미니백등은 해변에 갈 때 꼭 챙기는 것들입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해변을 진정으로 즐기고자 할 때는 방해가 되는 것들입니다. 다낭 미케비치에서 찾은 다양하면서 역동적이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들을 다시 한번 함께 느껴보시죠.

다낭 미케비치에서는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찍은 사진이 거의 없는 관계로 호이안 안방비치 사진입니다.

다낭에 가기 전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미케비치에 가는 순간 해변을 달리고 싶었습니다. 해가 기울고 있었지만 저녁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미케비치는 해변이 11km가 넘는 아주 긴 해변입니다. 길이도 길고 폭도 넓은 해변입니다.

우리나라 여름 해운대를 연상하면 안 됩니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길게 늘어선 해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해변 모래 위를 맨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구하는 사람들, 5~6 명이서 공을 차는 무리, 20명 가까이서 작은 골대를 가지고 공을 차는 무리, 이런 무리가 수십 군데 있더군요. 모래성을 만드는 아이들, 모래를 파서 안에 들어가는 아이들, 그냥 누워서 쉬는 사람들, 단체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그리고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

뛰면서 본 광경 중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공을 차는 무리에 세대가 다른 사람들이 다 섞여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같은 또래 연배로 모여서 공을 찹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보이는 사람들이 함께 공을 차는 모습이 참 건강해 보였습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다니는 사람들과 세대 간 소통 단절이 연상되는데, 이 해변은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도 느껴지고, 그냥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SNS에 올릴 사진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쁘게 차려입고 해변을 나가는데, 왜 그런가요? SNS 세상이 더 중요한 세상인가요? SNS에 올릴 사진을 위해 현실 세상의 시간을 포기해야 하나요?

5km 정도를 뛰니 해가 기울고 몸에 열도 났습니다. 윗옷을 벗어던지고 바로 바다로 풍덩! 정말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몸에 열이 나서 인지 바닷물이 참 따뜻하더군요. 파도에 몸을 맡기고 편하게 물 위에 떠 있었습니다.

예쁘게 차려입고 해변에 나가면 해변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밤에는 미케비치에 있는 에스코 비치바에 갔습니다. 불쇼가 유명한 곳이라 해서 들른 곳인데, 기대이상으로 멋진 쇼와 분위기였습니다. 크게 터져 나오는 음악 비트에 절로 몸이 들썩이고, 현장에서 본 불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스마트폰 이전으로 돌아가서 또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그냥 놀면 아름다운 자연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