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청소를 잘해야 뇌가 건강하다

집에 하수도관이 설치되어있지 않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활 폐수와 오물로 집이 엉망이 될 것이다.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은가? 마찬가지로 집이 엉망이 되고 냄새도 많이 날 것이다. 곰팡이도 생기고 각종 벌레도 득실거릴 것이다.

우리는 자주 샤워를 해서 몸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몸밖은 이렇게 우리가 의식적으로 청소하지만 몸 안은 어떠한가?

우리 몸 안에는 혈관과 림프관이 있다. 혈관은 혈액과 산소를 각 세포로 운반하는 상수도관 역할을 하고, 림프관은 액체와 물질, 특히 세포 대사물질을 운반하는 하수도관 역할을 한다. 림프관 안에는 림프액이 흐르는데 우리 몸의 노폐물을 운반한다.

하지만 우리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 그래서 뇌의 노폐물은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계속 궁금증을 유발했다.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쥐 실험에서 처음으로 뇌 청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밝혀졌다. 2019년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었고, 뇌 노폐물이 제거되는 현상을 검증했다.

뇌 노페물은 자는 동안 제거된다.

우리 뇌는 뇌척수액이라는 액체에 떠 있다. 뇌를 감싸고 있는 뼈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고 뇌척수액에 감싸여 있어서 뇌는 하중을 느끼지 못하고 또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이런 뇌척수액이 뇌를 청소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뇌에는 림프액이 없는 대신 뇌척수액이 뇌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 몸의 70% 이상이 수분이다. 이 수분이 혈액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 안, 세포 사이, 림프액, 뇌척수액의 형태로 다양하게 있다.

뇌에 있는 뇌실에서 하루에 500ml씩 뇌척수액을 생산한다. 새로운 뇌척수액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뇌척수액은 자는 동안 뇌세포의 대사산물인 노폐물을 뇌막 림프관으로 가지고 가서 뇌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수면과 뇌청소

자는 동안 뇌 청소가 일어나는 이유는 낮 동안에는 뇌 활동이 활발해서 산소와 혈액이 뇌세포 사이 공간으로 많이 흘러들어온다. 하지만 깊은 잠을 자면 뇌활동이 거의 중지되고 산소와 혈액이 빠져나가 이 공간으로 뇌척수액이 흘러들어온다. 이때 뇌활동으로 생긴 노폐물을 척수액이 실어서 밖으로 운반한다.

뇌척수액은 주로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 물질을 뇌 밖으로 실어 나른다. 베타아밀로이드는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주로 발견되는 물질이다.

뇌청소를 잘해야 뇌가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뇌 청소는 어떻게 하는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다. 뇌 청소는 자는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면 뇌청소는 자동으로 일어난다.

양질의 수면이 부족하면 뇌척수액이 뇌 청소를 잘하지 못한다. 그러면 뇌척수액이 고이게 되고, 노폐물과 독소가 배출되지 못한다. 그 결과 만성피로, 건망증, 치매,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건강에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수면이 뇌 건강에 결정적이다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발견이다.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뇌를 원한다면 잠은 타협할 수 없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다. 잠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무엇보다 먼저 지켜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