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특히 40대가 되면 대부분 체중이 증가해 있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날 때도 ” 나이가 드니 나잇살은 어쩔 수 없네.”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과연 나잇살은 존재하는가? 나잇살이 체중 증가의 원인인가? 한마디로 답하라면 ” 아니다”이다.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잇살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나잇살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
나잇살이 무엇이며?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체중이 증가하는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일아보자.

나잇살의 진실
나이가 들면서 나잇살이 붙는다고 말할 때 일반적으로 신진대사율이 떨어져서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고들 이해한다. 수십 년간 이것이 과학적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의 한 연구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다소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2021년 미국 듀크대학 하버 폰처 박사와 영국 애버딘 대학 존 스피크맨 박사의 공동연구팀은 사이언스 저널에 한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이 연구는 29개국에 거주하는 생후 8일부터 95세까지 전 연령의 약 6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는 연령별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을 측정했다.
신진대사는 에너지가 음식의 형태로 몸에 들어와 소화, 흡수, 사용되고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말한다. 신진대사에는 우리가 자주 들어본 기초대사, 소화대사 그리고 활동대사가 있다.
기초대사 – 체온 유지, 심장 박동, 호흡과 뇌활동 같이 생명 유지를 위해 몸속의 장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대사로 총 에너지 소비의 50~70%를 차지한다.
소화대사 – 음식을 소화, 운반, 흡수, 저장할 때 필요한 대사량으로 신진대사의 약 10%를 차지한다.
활동대사 – 우리가 몸을 사용하면서 사용하는 에너지 대사로 총 에너지 소비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운동, 걷기, 집안일, 독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그래프는 연령별로 기초대사량이 아닌 총 에너지 소비를 보여준다. 기초대사량은 총 에너지 소비의 50~70% 차지하기에 전체 에너지 소비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신체 크기에 맞게 조정된 에너지 소비 값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10대 시절 성장기에 신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20대에 가장 왕성하며 30대 이후 신진대사는 감소해서 같은 양이나 적게 먹어도 살이 찐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의 연구 결과는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프를 보면 1세 전후로 에너지 소비가 정점을 이루고 20세까지 급속히 줄어들다가 20세에서 60세 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그러다가 60세 이후 가파른 하락을 보여준다. 30~50대가 되어도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는 20대와 별 차이가 없다. 즉, 나잇살이라는 변명은 이제 힘을 잃게 되었다.
그럼 나잇살이라고 부르는 체중 증가의 원인은 무엇인가? 아마도 10대, 20대에 비해 신체 활동이 감소한 것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잠깐만 생각해도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운동 부족에 따른 근육량 감소도 원인으로 보인다. 근육은 지방보다 기초대사에서 칼로리 소모가 더 크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마도 수년~수십 년 누적된 잘못된 식습관으로 몸의 에너지대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제 곡물이 주원료가 되고 화학물질이 첨가된 가공식품이 우리 식탁을 지배하고 있다. 설탕의 달콤한 맛에도 과다 노출되어 있다.
오랜 기간의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육량 감소가 나잇살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단순히 나잇살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점검해 봐야 할 때가 된 것이다.